"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났어요. 예산은 2배가 넘었고, 아직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개발 외주를 맡겼다가 이런 상황에 처한 대표님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놀랍게도 외주 개발을 한 기업의 70% 이상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실패율이 높을까요?
이 글에서는 실제로 개발 외주에 실패한 사례들을 분석하고,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실패 사례 1: "알아서 잘 만들어 주세요" – 요구사항 정의 실패
무슨 일이 있었나?
B2B SaaS를 준비하던 김 대표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외주 업체를 찾았습니다. "경쟁사 A 서비스처럼 만들어주세요. 거기에 우리만의 특별한 기능을 추가해주시면 됩니다."라고 요청했죠.
3개월 후 받아본 결과물은 김 대표가 상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게 아닌데..."라는 말을 수십 번 반복했지만, 이미 개발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왜 실패했을까?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직관적인 사용성" 같은 추상적인 표현으로는 개발팀이 정확히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발주자와 개발자가 상상하는 결과물이 서로 다른 것이죠.
많은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외주 개발을 단순한 용역 발주로 생각합니다. "알아서 잘 만들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은 변수가 많은 작업이기 때문에 발주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입니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었을까?
- 화면 단위의 상세 기획서 작성 (와이어프레임 필수)
- 각 기능별 사용자 시나리오 문서화
- "반드시 있어야 하는 기능"과 "있으면 좋은 기능" 구분
실패 사례 2: 100만 원에 1,000만 원의 결과를 기대
무슨 일이 있었나?
신규 창업자 이 대표는 예산이 빠듯했습니다. 여러 업체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A 업체는 1,000만 원, B 업체는 500만 원, 프리랜서 C는 150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같은 앱인데 왜 이렇게 가격 차이가 나지?"
결국 가장 저렴한 프리랜서에게 맡겼습니다. 2개월 후, 앱은 나왔지만 버그투성이였습니다. 수정을 요청할 때마다 추가 비용을 요구했고, 결국 프리랜서와 연락이 끊겼습니다.
왜 실패했을까?
**"100만 원을 내면서 1,000만 원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기획, 디자인, 개발, 테스트, 배포까지 수많은 공정이 필요합니다. 극단적으로 낮은 견적은 어딘가에서 품질이 희생된다는 의미입니다.
업체별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
| 구분 | 저가 업체/프리랜서 | 중가 업체 | 고가 에이전시 |
|---|---|---|---|
| 기획 | 클라이언트가 제공 | 기본 기획 지원 | 전문 PM 배정 |
| 디자인 | 템플릿 활용 | 커스텀 디자인 | 브랜드 맞춤 디자인 |
| 개발 | 주니어 1명 | 팀 구성 | 시니어 중심 팀 |
| QA | 기본 테스트 | 체계적 QA | 전문 QA팀 |
| 유지보수 | 없음/유료 | 단기 무상 | 장기 계약 가능 |
가격만 보고 결정하지 마세요. 해당 업체가 비슷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경험이 있는지, 레퍼런스를 꼭 확인하세요.
실패 사례 3: 영업맨은 달랐는데, 실제 개발자는...
무슨 일이 있었나?
박 대표는 외주 업체 미팅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업 담당자가 정말 전문적이고 신뢰감이 있었거든요. 기술적인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계약 후 실제 개발을 담당하는 사람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고, 일정도 자꾸 밀렸습니다. 영업 담당자에게 연락하면 "개발팀에 전달하겠다"는 말만 반복했죠.
왜 실패했을까?
규모가 있는 외주 개발사는 영업과 개발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영업맨의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에 현혹되어 실제 개발자의 역량을 검증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었을까?
- 계약 전 실제 개발을 담당할 개발자와 직접 미팅 요청
- 개발자의 포트폴리오와 Github 활동 확인
- 프로젝트 진행 중 주 1회 이상 개발팀과 직접 회의 조건 명시
실패 사례 4: 기획이 계속 바뀌어서 일정 폭파
무슨 일이 있었나?
최 대표는 앱 개발을 외주 맡기고 3개월 후 런칭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개발 중간에 경쟁사가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우리도 저 기능 추가해주세요!"
1주일 뒤에는 투자자 미팅에서 받은 피드백으로 또 기능을 변경했습니다. 그렇게 수정을 반복하다 보니 3개월이 6개월이 되고, 6개월이 1년이 되었습니다.
왜 실패했을까?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후의 기획 변경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과 일정 지연을 초래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코드를 수정하고, 테스트를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죠.
한국 스타트업의 평균 개발 기간이 14개월로, 실리콘밸리(6개월)의 2배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MVP보다 '완제품'을 지향하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었을까?
- MVP(최소 기능 제품) 우선 개발 전략 채택
- 기획 변경 시 추가 비용/일정을 계약서에 명시
- 개발 착수 전 기획 확정 기간 설정 (예: 기획 수정은 착수 후 2주까지만)
실패 사례 5: 개발은 끝났는데, 고칠 사람이 없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 대표의 서비스는 순조롭게 런칭했습니다. 외주 업체와의 협업도 만족스러웠죠. 그런데 6개월이 지나자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 서버가 간헐적으로 다운됨
- 특정 상황에서 결제 오류 발생
- iOS 업데이트 후 앱이 크래시
외주 업체에 연락했더니 "AS 기간이 종료되었다"며 유료 유지보수 계약을 제안했습니다. 금액은 초기 개발비의 30%에 달했습니다.
왜 실패했을까?
소프트웨어는 개발(Build)만큼이나 운영(Operate)이 중요합니다. 특히 모바일 앱은 OS 업데이트, 보안 패치, 기능 개선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유지보수 비용 현실
| 항목 | 연간 비용 (초기 개발비 대비) |
|---|---|
| 기본 유지보수 | 15-25% |
| 기능 개선 포함 | 25-40% |
| 서버 운영비 | 별도 |
외주 개발을 한 기업의 70% 이상이 유지보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초기 개발비만 생각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었을까?
- 계약 시 유지보수 조건을 명확히 협의
- 소스코드, 기술 문서, 서버 접근 권한 완전 이전 조건 명시
- 내부 개발자 채용 또는 장기 파트너십 고려
실패 사례 6: 계약서가 허술해서 법적 분쟁으로
무슨 일이 있었나?
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프리랜서 개발자에게 9,000만 원의 홈페이지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그런데 프리랜서가 기한 내에 제작을 완료하지 못했고, 결국 계약 해제와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ERP 시스템 개발을 의뢰했던 A사는 납품 지연으로 사업에 큰 차질이 생겼습니다. 법원에서 계약 해제와 기지급 대금 반환 판결을 받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왜 실패했을까?
계약서에 개발 범위, 인수 기준, 지연 시 페널티, 분쟁 해결 절차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계약서에 반드시 포함할 항목
| 항목 | 내용 |
|---|---|
| 개발 범위 | 기능 명세서 첨부, 범위 외 작업 처리 방안 |
| 일정 | 마일스톤별 납품일, 지연 시 페널티 |
| 비용 | 선급금/중도금/잔금 비율, 추가 개발 단가 |
| 인수 조건 | 테스트 기준, 하자 정의, 검수 기간 |
| 지적재산권 | 소스코드/디자인/문서 소유권 귀속 |
| 유지보수 | 무상 AS 기간, 이후 유지보수 조건 |
| 분쟁 해결 | 조정/중재/소송 절차 |
실패 사례 7: AI 개발 외주의 함정
무슨 일이 있었나?
AI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던 스타트업이 AI 모델 개발을 외주 맡겼습니다. 초기 성능은 만족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데이터가 바뀌고 환경이 변했는데, 모델을 업데이트할 방법을 몰랐던 거죠.
외주 업체에 연락하니 "재학습 비용이 초기 개발비만큼 듭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왜 실패했을까?
AI는 한 번 만들면 끝나는 소프트웨어가 아닙니다.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 모델 재학습, 성능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납품'이 목표인 일반 개발과 '장기 관점'이 핵심인 AI 개발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AI 개발은 '외주'보다 '기술 파트너십'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내부 역량 확보와 병행하거나, 장기 운영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주 실패를 피하는 체크리스트
개발 외주를 진행하기 전, 아래 체크리스트를 확인해보세요.
계약 전
- 상세한 기획서/요구사항 정의서가 준비되어 있는가?
- 유사 프로젝트 레퍼런스를 확인했는가?
- 실제 개발자와 직접 미팅했는가?
- 3개 이상 업체에서 견적을 비교했는가?
- 계약서에 모든 필수 항목이 포함되어 있는가?
진행 중
- 주간 단위 진행 상황 보고를 받고 있는가?
- 중간 산출물(디자인, 개발 빌드)을 직접 확인하고 있는가?
- 기획 변경 시 비용/일정 영향을 문서화하고 있는가?
완료 후
- 소스코드와 기술 문서를 완전히 이전받았는가?
- 서버/DB 접근 권한을 확보했는가?
- 유지보수 계획이 수립되어 있는가?
마치며
개발 외주 실패의 대부분은 준비 부족에서 시작됩니다. 명확한 요구사항 정의, 신중한 업체 선정, 철저한 계약서 작성, 그리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의 핵심입니다.
"외주를 맡기면 끝"이 아닙니다. 발주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외주 견적을 받으셨거나 계약서를 검토 중이시라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세요. 수천만 원의 손실을 미리 방지할 수 있습니다.
코드메잇은 개발 외주 견적 진단과 품질 관리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계약 전 견적서 분석부터 진행 중 품질 점검까지, 외주 실패를 예방하는 모든 과정을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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